눈물 속 이산상봉 재개_학교에서 돈 벌 수 있는 일_krv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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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4개월 동안 중단됐던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20일 오후 금강산에서 재개됐다. 남측 이산가족 82명과 동반가족 58명 등 방문단 140명은 오후 3시부터 금강산 호텔에서 북측 가족 178명과 꿈에 그리던 '단체상봉'을 가졌다. 오늘 상봉에서는 최고령자인 96살 김성윤 할머니가 69년 만에 여동생과 조카를 만나는 등 형제자매를 비롯해 부자 상봉과 부부 상봉 등 눈물의 사연이 쏟아졌다. 또 1970년대 서해상에서 조업하다 북한으로 끌려간 58살 박양수씨가 부산에 사는 동생 박양곤씨를 만나고, 61살 최영철씨가 충남 청양에 사는 형님 최선득씨와 상봉하는 등 납북 어부 2명도 헤어졌던 가족들과 감격의 재회를 맛보았다. 2시간 동안 혈육의 정을 나눈 가족들은 오후 7시부터 북측이 주최하는 '환영 만찬'에서 다시 만났다. 거동이 불편해 구급차에 실려 금강산에 들어간 91살 김섬경 할아버지와 83살 홍신자 할머니는 북측이 남북간에 사전 합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비공개 상봉을 요구했고, 남측이 이를 수용했다. 김섬경 할아버지는 아들과 딸을, 홍신자 할머니는 동생과 조카를 비공개로 만났다. 상봉 대상자 82명 가운데 80%인 66명은 80~90대일 정도로 고령자가 많아, 의료진 10여 명도 금강산에 동행해 비상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처음 열린 이번 이상 상봉은, 동해안 지역에 내린 폭설과 오랜 기간 사용하지 않은 금강산 지역의 열악한 시설 때문에 시작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그동안 쌓인 눈 때문에 상봉단을 태운 차량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해 금강산 온정각에 도착하는데 평소의 두 배나 시간이 걸렸다. 또 금강산 현지에서 서울로 연결되는 직통전화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 방북 취재 단이 기사를 송고하는데 애를 먹기도 했다. 남측 방문단은 오늘 단체상봉을 시작으로 22일까지 사흘 동안 모두 6차례, 11시간 동안 북측 가족들을 만나게 된다. 금강산에서 첫날밤을 보낸 상봉단은 내일(21일) 오전 9시부터 2시간 동안 외금강 호텔에서 '개별상봉' 시간을 가진 뒤 함께 점심 식사를 하고 오후 4시부터는 가족 단위로 다시 만난다. 이틀째 오후 상봉은 통상 야외에서 진행하는 게 관례지만, 이번에는 추운 날씨를 감안해 실내 행사로 대체된다. 마지막 날인 22일 오전, 상봉단은 한 시간 동안의 '작별상봉'을 끝으로 2박 3일간의 짧은 만남을 뒤로 한 채 오후 1시쯤 남쪽으로 귀환길에 오른다. 남측 방문단은 90대가 25명, 80대 42명, 70대 9명, 69살 이하가 7명으로, 70살 이상이 91.6%를 차지하고 있다. 지금까지 18차례 상봉 행사가 진행됐지만 특히 이번 상봉에는 고령자들이 워낙 많아 어제까지 18명이 사망 또는 건강 악화로 상봉을 포기했다. 이 때문에 상봉 대상자 가운데 2명은 돌아가셨거나 건강이 악화된 어머니를 대신해 아들과 딸이 대리 참석하기도 했다. 고령자가 많다 보니 동반하는 가족들도 건강상태를 감안해 휠체어와 의약품 등을 미리 준비해 왔다. 오는 23일부터 열리는 2차 상봉도 1차 상봉과 같은 일정으로 진행되는데, 일부 상봉 행사는 북측 상봉단이 숙소로 사용하는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진행된다. 2차 상봉에서는 북측 방문단 88명이 남측 가족 361명을 만날 예정이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지난 2000년부터 2007년까지 해마다 1~2차례씩 열렸지만, 2008년에는 남북관계가 경색돼 성사되지 못했고, 2009년과 2010년 한차례씩 이뤄진 뒤 지금까지 중단됐다.